정확히 이 내용으로 포스팅을 하진 않았을테니... 한 번 풀어 볼까.
강의 중엔 얼핏 언급 했던 내용.
게임 업계를 떠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욕먹어가며) 주문처럼 했던 말이 있다. "5년 뒤면 알게 될거다. 지금 내가 하는 얘기들도..." ... 꽤 긴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 시간이 다가온다. 아니, 분명히 5년이면 알 거라 생각했다. 변할 거라 생각했다. 게임 개발에 가장 중요한 것. 게임 업계의 종자들이 그냥 공부하기 싫어서 대는 제 1 핑계인 '게임이니까 달라요' 라고 말 할 수 있는 거, 진정한 게임의 특징. 그 핵심.
불가능하지 않다, 나 역시도 한 번도 안된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
최근 중국은 정말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개발의 프로세스와 사례들은 가누지 못할 정도로 쏟아지고 있다. 가끔 중국 커뮤니티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저런 속도로 지식이 쌓이면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한다는걸 체감할 수 있다.
한국은?
우리 나라는? 아직도 제 자리 걸음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수 많은 히트작, 그렇게 많은 성공 사례들의 핵심을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내가 게임 업계를 떠난게 언제인데 아직도 '게임의 재미'를 정의해 내지 못했다는 거, 게임 개발, 게임 테스팅에 적합한 프로세스를 찾지 못해 애자일이니 뭐니 하면서 헤메고 있다는 것. 그런거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작정 나 잘난 맛에 강의하겠다고 뛰어 든건 아니었다. 난 게임 업계를 떠났으니, 그 답을 찾는 건 게임 업계 종사자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믿었다. 내가 떠난 기간 동안에도 열심히 게임의 진의를 찾으려 애쓴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영광은 그들의 몫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커뮤니티에 들어가 힌트를 주려고 부단히 노력하며 '스스로 생각해라' 를 외쳐댔다. 답을 보고도 그 답의 껍질을 벗겨내고 핵심을 볼 생각을 하지 않는 이들에게 '조금만 더!'를 외치며 응원했다. 그러나마나......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고, 그나마 올바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 중에도 정말 몇 되지 않았다. 예상했던 시간, 당연히 나타나야할 사건의 시점에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데도 마냥 기다렸다. 지나쳤다. 한 편으론 마음 졸이며...
하늘의 뜻.
난 태어나서 만으로 스물 넷이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심각히' 공부해 본 적이 없다. 어릴적엔 동네 상이란 상은 다 휩쓸도 다녔고, 전국 미술대회, 국제 피아노 대회 같은데에서도 대상은 늘 내거였다. 고등학교 때까지도 늘 성적은 상위권이었지만 대학에 가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집안의 만류(?)로 어찌어찌 대학에 갔지만 수능 성적이 나빴던 탓에 늘 같이 놀던 성적의 친구들과 동떨어져버린 대학. 그러다가 캐나다에 갔고, 그 곳에서도 한~~ 참을 논 뒤에 갑자기 깨달은 바가 있어 스물 다섯이란 나이에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대충 살아온게 버릇이 되어서인지, 아니면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요새 분명히 느끼는 건 나의 사고 방식이 핵심을 바라보는데 굉장히 익숙하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그런 행동에 두려움이 없다는 것에 스스로 의아해 하고 있다. 관찰한 바에 의하면, 보통 사람들이 답을 찾고도 핵심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진실', 그 자체가 가진 능동적 파괴력에 대한 인간이 가진 본능적인 두려움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걸 깨달았을 때 만큼.... 내가 내 인생을 심각하게 돌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난 대체 왜?" 하고... (이 이야기는 강의 나와서 누가 질문하면 해 준다. ㅎㅎ)
어쨌든.
내가 가진 능력은 인간이 만들어낸 수 많은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해서 멋진 결과물을 만드는가에 대한 능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간이, 도구의 의미를 찾고 도구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찾아가게하는 것.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그 의미를 찾게 하는게 내 능력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 결정적인 증거가 블로그에 자기들 얘기 안한다고 투덜대는 동생들이다. (ㅋㅋㅋ 이제 됐냐? 이눔들.) 대부분 리더라는 사람들은 '난 잘난 인간이니, 너희는 내게로 오라' 라고 말하길 좋아하는 듯 하다. 근데 그들과 같은 상황에서 본능이 내게 시킨 일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누군가 내게 도움을 청할 때 난 그에게 '네 말이 맞다. 가라. 가서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라.' 라고 말했고, 늘 격려하고 응원했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오히려 내가 도움을 청할 정도로 각자의 분야에서 <스스로 고민하며> 발전하고 있다. (아직도 가끔씩 만나서 라디오 튜닝하듯 주파수를 맞춰줘야 하긴 하지만, 그건 내 능력을 그들이 가지지 못한 탓이니까. 그래도 분명히 나보다 잘난 애들이다.)
그래서,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를 시작한 것의 핵심은 게임 업계 QA, 나아가 QA 업계 전체의 학습 생태 변화이다. 게임이라 달라서, 웹이라 달라서, 뭐라서 달라서, 애자일이라 달라서, 그래서 공부 안해도 된다고 핑계 대는 것부터 고치는 것이 목적이다. 최종적인 결과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하는 것이 목표이다.
나눔, 나눔, 나눔. 그것으로.
내겐 이루어 내는 능력이 남들처럼 탁월하진 못하다. 이루어 내는 건 내가 아니라도 좋다. 누군가 내가 맞추어 준 주파수로 행복함을 찾고, 미래를 만들 수 있다면. 누군가 나를 통해 긴 터널의 돌파구를 찾고 또 다른 이들을 위해 밝은 등불이 되어 줄 수 있다면. 내가 가진 달란트를 나누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난 하늘에서 받은 내 능력을 10배, 100배 부풀린게 될 테니까. 그럼, 분명히 내게 능력을 준 하늘에게 칭찬 받을 테니까.
죽는 날, 내가 믿는 주님께 "자아알~~ 했구나, 이 놈!" 소리 들을 거다.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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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그들의 커뮤니티에선 꽤 알려진 아는 동생과 최근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 아직도 헤메고 있다. 그 녀석은 늘 그랬다. 열심히 이것저것 남보다 빨리 접하고, 남보다 빨리 배우지만 핵심에선 영~ 빗겨간 헛발질. 늘. 바로 잡아 주려해도 자기 고집대로만 가는 녀석. 그냥 포기 했다. 몇 달 전 해 준 핵심적인 이야기도 못 알아 듣고 넘긴듯 하다. 늘 그렇지 뭐...
그 녀석에겐 2년을 예언했다. 한국에 포스트 애자일이라는게 정착되는데. 근데 현 시점에서 보면 불가능해 보인다. 이미 게임 업계를 통해서, 마냥 기다리는게 능사가 아니란 걸 알았다. (그리고 애자일 커뮤니티 사람들은 몇 명 빼곤 그닥 좋은 느낌도 없고...) 그래서 내년 봄이 지나면, 난 애자일에 대해서도 강의를 시작할 것이다. 일단은 기다린다. 난 애자일에 별 관심 없으니까. 유행을 따라가는 것 뿐이니까. 개척해 왔고, 앞서가고 있는 그들에게 영광을 찾을 기회를 준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이 지금의 게임 업계처럼 업계가 발전하는게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 다면, 지금 게임의 기초에 대해 강의하듯이, 그 때는 난 주저 없이 애자일에 대한 이야기들을 시작하겠다. 이미, 할 이야기는 준비완료. 지금 것으로도 충분해. 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도구를 팔고 있는, 꿈을 만드는 장인이니까.
그리하여,
내년 여름에 시작될 내 애자일 '교양 과목'의 주제는 이렇다.
"주제: 프로세스 올바르게 바라보기, 부제: 애자일의 도구들 사용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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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람들이 핵심을 스스로 꿰뚫고 업계가 발전하기를 바라시는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을 뵙게 되어 기쁘고, 우리가 힘을 모았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저는 "거봐, 내가 뭐라 그랬어"라는 태도보다 "우리 같이 해보자"라는 태도를 좋아하는데, 직접 강의를 하신다니 무척 반갑습니다만, 그 시기가 내년 봄 이후가 아니라 지금이 되면 더 좋겠네요.
애자일 커뮤니티 오프 모임에 나오셔서 말씀하신 강의를 해주시면 애자일이 발전하거나 혹은 업계가 발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말씀만 하시면 자리는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좀 많이 늦었습니다.
어제 아침에 사진 올려놓고 아버지 생신이시라 청소다 빨래다 요리다 하다 보니, 하루가 확~ 가버렸네요. 오늘은 이번 주에 중요한 release들이 좀 있어서 일 좀 하다보니 늦었습니다. 괜찮은 execuse가 되었을가요? ^^
음.. 답을 한 마디로 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알곡이 익어버린, 고개를 푹~ 숙인 벼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 이랄까요. ^^
이것에도 나름의 핑계를 대자면, 제가 애자일을 잘 모르니까요. 책 몇 권 읽고 어찌 애자일을 안다고 칭하겠습니까? 게다가 게임 업계와 애자일 업계는 전혀 다릅니다. 게임 QA쪽에는 확실히 제가 필요하지만, 애자일엔 제가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게임 QA쪽에는 제가 확실히 경력도 있고 '늙은 축'에 속하지만, 애자일 진영에선 택도 없이 어린 녀석입니다. ^^
음... 계속 핑계만 대는 거 같지만... 제가 오지랖이 넓다보니, 이런 저런 사람들 도와주려 오지랖을 좀 했거든요. 인생이 그렇다 보니 '준비 되지 않은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버릇'이 스스로에게 생겨버렸습니다. (오해받기를 두려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보가 잘 못 전달 되었을 때의 second impact가 얼마나 큰지, 프로젝트가 망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의 인생이 망가질 수 있다는걸 깨달았거든요.)
제 강의 중엔 일부러 "QA의 불편한 진실, 품질의 불편한 진실, 게임의 불편한 진실, 게임 QA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말하곤합니다. 그건 제가 제 강의에 부르는 분들이 저를 어느 정도 알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얘기를 꼭 들려주고 싶어서 강의를 하는 거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런 얘기 하면 "게임은 달라요!" 라면서 기분 나빠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만약 제가 "애자일의 불편한 진실" 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전 '왠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 설친다'는 평이나 듣게 될겁니다. 그래서 전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 때까진 나설 수가 없습니다. ^^
그리고 사실 큰 자리에 서는 것도 부담입니다. 전 언제나 12명 내의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하고 있거든요. 조금씩 앞으로 나서고 있는 형국이지만, 전 제 자신이 앞에 나서는 걸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관망하실 입장은 아니시지만, 별볼일 없는 제가 예상하는 포인트를 하나 말씀 드리면, 이미 민감한 분들은 눈치 채셨겠습니다만... 아마 올 겨울 애자일은 꽤 큰 성장통을 겪게 될 거라 예상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를 말하겠습니다. ('성장통' 이라고 표현 했습니다, 분명히. ^^ 김창준님이 길을 잃으면 여러 사람이 모두 길을 잃습니다.)
내년 봄의 끝자락! 오래지 않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김창준님 반만큼이라도 큰 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제가 가진 정보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실력이 된다면 좋겠네요. 게을러 보이지만 제 나름대로는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
저하고 비슷한 부분이 있으시군요. 저는 25도 아닌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적성을 찾아 공부를 시작했다는... 그렇게 시작한 공부를 지금도 미친듯이 하고 있고 앞으로도 정신이 올바를때까지는 계속할 생각입니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싶은 열정이라고 할까요. 좋은 블로그를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많이 배워가겠습니다.
아직 부족한 것이 너무 많은 사람이기에 부끄럽기만 합니다. ^^ 잘 부탁드립니다.
"아마 올 겨울 애자일은 꽤 큰 성장통을 겪게 될 거라 예상하고 있답니다."
헐.. 마치 토요타 사태를 예측 하신 것 같네요. 후덜덜...
아하하,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 작은 잔에 물을 계속 부으면 넘치는 이치를 예측했을 뿐입니다. 설마 토요타에서 터질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애자일 진영에선 토요타 사태가 애자일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애자일 1.0의 그릇은 그다지, 세상의 모든 것을 담을 만큼 크지 못합니다. 하지만 애자일 2.0, 혹은 포스트 애자일은 아마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담게 될 겁니다. (애자일 2.0은 사실 애자일이 아닐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