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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0 23:35

저는 서대문 경찰청 바로 뒤에서 일합니다.

담배 피울 때 마다 경찰청 꼭대기 층을 보며 "FPS 처럼 내 손에 스나이퍼건이 있다면 어청수는 헤드샷이다" 라고 중얼 거릴 정도로 가까운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쪽에는 집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고 종로까지 나와야 있기에, 거의 매일 시위 현장을 지나다녔습니다.

매일 시위대를 보고, 매일 전경과 의경들이 "ㅆㅂ!! ㅆㅂ!! ㄱㅅㄲ!! ㄱㅅㄲ!!" 하는 구호를 외치며 훈련하는 것도 봤습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매일 아침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폭력 시위'나 '경찰 추산' 인원수를 전혀 믿지 않습니다. 특히 경찰 추산 인원수에 대한 부분은 여러분들도 그렇지 않으셨나요? 다녀온 사람들 말로는 적어도 세 배 이상의 인원이라는데, 왜 삼분의 일로 해서 발표할까요? 저 역시 의아합니다만, 추측컨데 아마도 '작전 펼치기 직전에 보고된 인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경찰들이 '이정도면 진압 할 만하다' 라고 생각할 때의 숫자.

그리고 오늘. 네, 역사적인 6월 10일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그 역사적인 시위 현장에서 돌아왔습니다. 늘 그렇듯이 버스를 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저는 7시에 도착했고 8시 30분에 그 자리에서 떠났습니다. (정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산소 부족으로 죽을 것 같았습니다. 과장이 아니에요.) 도저히 집회 현장 자체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서 있는 것 조차 힘들어서, 시위대가 얼마나 왔나 보려고 시위대 외곽을 따라 쭈~욱 걸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뒤에..)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그 8시 30분의 현장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돌아와서 평생 글 한번 안쓰고 눈팅만 하던 아고라에 글을 쓰려고 떡~~ 하니 브라우저를 켜니 "광화문에 6만" 이라고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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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허~ 당연히 조선이겠지... 하고 클릭해 보니 연합뉴스군요. 허허허...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만 나옵니다.

아래의 그림은 20시 30분... 광화문, 그 문제의 동네입니다.

아래에서 붉은 지역은 도저히 사람이 서 있기 조차 힘들 정도로 인파가 몰려 있는 곳이고, 서대문쪽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뚫고 갈 수가 없어 8시 30분 상황은 미쳐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붉은 지역은 완전 인산 인해로 걷는 사람들은 완전 밀착되어서 걷고 있고, 앉아 있는 사람들은 일어나기 조차 힘들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습니다. 지도만 보고 감이 안오시는 분들은 한 번 직접 나가 보세요. 10차선 도로입니다. 거기에 개미새끼 한마리도 못 움직일 정도로 사람들이 들어차 있습니다. 6만? 아마 '광화문 역' 근처에만 3~4만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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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지역은 그나마 소통이 원활하지만, 계속해서 도착하는 깃발 행진이 이어지고 있었고, 특히 서울 광장에서 남대문 앞쪽까지의 파란 지역에는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모여 앉아, 처음 보는 다른 가족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기고 하고, 구호도 외치면서 조촐하게 시위를 하고 계셨습니다. 청계 광장 쪽의 파란 지역에는 사물 놀이를 하는 청년들이 민주노총 아저씨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공연을 하고 계셨고, 촛불을 들고 맥주나 막걸리를 따르면서 흥겹게 인생 이야기를 하는 우리네 보통 아저씨들이 포진해 계셨습니다. (더 이상 촛불 시위는 데모가 아닙니다. 즐기는 문화가 된 것 같습니다.) 또 종각 방향과 종로 방향에는 아직 미처 진열을 갖추지 못한 후발대들이 깃발 아래 모여 있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나 가다가 보수 단체의 모임도 봤습니다.
뭐... 보수 단체의 굴욕... 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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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네모는 전경차, 빨간 네모는 관광 버스 세대. 초록 네모는 방송국 차량. -_-... 끝.

그리고 그리기 귀찮아서 뒀는데, 시청역부터 서울 센타 빌딩이라고 쓰여진 곳까지, 그리고 청계 광장까지 촛불 든 사람들이 우글 우글... 보수 단체는 시청 광장 중 딱 저만큼 차지하고 기도하면서 박수치고 울고 있더군요. 경찰만 없었으면 가서 손 한 번 꼭~ 잡아 주고 이렇게 말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왜 이러고 사세요~~"

< 개인적인 정리 >
오늘은 전경차 배치 자체도 사뭇 달랐습니다. 평소에는 광화문 앞을 점거하듯이 전경차가 배치되어 있고, 경복궁과 인사동의 종로 경찰서, 그리고 청와대 산길에 배치되어 있었지만, 오늘은 딱 보기에도 광화문에는 "놀이용 컨테이너" 12기(?) 뒤쪽에 전경차가 있을 뿐, 큰 전력적인 이동 사항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청와대 앞에서 일하는 녀석의 말로는 오늘은 청와대 앞 길목에 평소보다 3배 이상의 전경 차가 배치되었다는 것으로 봐서, 아마 민주노총과 화물연대의 '인생 = 투쟁'으로 살아오신 아저씨들이 참가해서 그런 듯 했습니다. 분산 공격하면 아무래도 당하겠죠.

이상,
지방에 계셔서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과 개인적 사정에 의해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을 위한 보고를 마칩니다.
 
혹시라도 찌라시 뉴스들이 뿌리는 뉴스들을 보고 위험해 보여서 안나가시는 분들, 걱정 말고 나가세요. ^^ 진압 작전은 적들이 숫자적 우위를 점했을 때 시작되는 겁니다. 11시까진 안전합니다. 특히 남대문 앞쪽에 계시면 완전 노터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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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꽃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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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6.10 광화문  삭제

    2008/06/11 02:42 | Tracked from snowall@melotopia

    회사 일이 산더미같이 밀려 있었으나, 그건 그냥 밤새 처리하기로 하고 퇴근후 광화문으로 갔다. 혼자 갔다. -_-; 회사의 다른 분들은 먼저 출발하셨는데, 난 늦게 가느라... 아무튼, 도착해보니 시청부터 광화문까지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10시경부터인가, 청와대로 가고 싶어서 행진을 시작하였는데, 그 이어짐이 안국동, 인사동부터 종로를 지나 광화문 앞을 거쳐서 서대문, 독립문 사거리까지 길을 한가득 메웠다. 정말로 100만명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

  2. Subject: 2008년 6월 10일 촛불집회 생중계+후기  삭제

    2008/06/11 11:01 | Tracked from Share your treats

    생중계라고 해도 촛불키기 전 상황입니다. 통화로 녹음한거라 음질이 안좋아요ㅠㅠ 미투캐스트로 녹음했습니다. 다음에 이걸 다시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요금 충전해야되서ㅠㅠ 저 음성 뒤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시청광장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보수단체가 그대로 있더군요... '대한민국을 위한 구국기도회'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더군요... 좀더 접근해보았습니다. 어머 경찰들이 시청광장에 다 있어요;; 그런데다 '예수천국 불신지옥'띠두르신 이상한 사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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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nowall 2008/06/11 0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 보수단체들 촛불도 광우병/이명박 반대 운동 촛불 갯수에 포함되서 추산될 겁니다. 영향은 작겠지만...-_-;

    • 꽃군 2008/06/11 1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고라에 올라온 사진 중에 그 앞 호텔에서 시청 광장 찍은 사진이 있더라구요 ^^ 그 사진을 보면 경찰들도 찍 소리 못할 듯 해요. 물론, 안 보려고 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