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XIT ]

 요즘 "아기와 나"라는 만화를 구해서 다시 보고 있다. 내가 고2 때였나? 친한 친구들이 학교에 만화부를 만드는 바람에 같이 끼어서 무지 고생했던 적이 있었다. 그 여파로 고3이 될 때까지 근 1년간 만화에 파 묻혀 살았던적이 있었는데 그 때 봤던 만화중에 하나다.

 만화를 보고 울기도 많이 울었고... 웃기도 많이 웃었고... (이 만화가 순정만화인 이유로) 여자애들이랑 히히덕 거리기도 참 많이 했었다. 이 만화에 나오는 아버지처럼 늙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푸푸푸...

 6년도 더 지나... 다시 보다가 문득 이 얼굴이 맘에 들었다. 아마 어릴적 내 얼굴이 저랬을 거다. 같이 살던 이모가 늘 "입술 집어넣어!" 라고 혼내곤 하셨으니까. 데체 어린 아이들 삐지면 입술 튀여나오는건 어디서 그렇게 배우는 걸까..... 웃긴 일이다.

 난... 어릴적엔 일찍 결혼해서 애 둘만 낳고 아이들하고 자주 놀러다녀주는 아빠가 되는게 꿈이었는데... 요즘은 결혼조차 하기조차 두렵다. 누군가 나에게 이유가 뭐냐 물으면 얘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그냥 싫어." 라고 대답할 것 같다.

 난 내가 아빠가 되는 것 조차 두렵다. 아버지...... 그 무뚝뚝함과 냉정함, 약속 잊기를 밥 먹기 보다 많이하는 거짓말 쟁이 아버지...... 그 아버지의 모든 행동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터질 듯한 눈물을 참으며 자식들을, 아니..... 나를... 지키고 있었다는 걸 알게됐을 때...... 스무살이 넘고나서.. 가장 서럽게 울었던 것 같다. 사랑이 떠났을 때 보다... 더... 서럽게...

 아...... 내 어릴적 꿈... 우주를 날아다니는 로로트 타고 싸우는 용사님은 어디로 간걸까...... 아직도 길가에 앉아 우는 아이들의 눈속엔 있을까.....
 

내일 해가 뜨는 것 조차 두려워 무덤덤해진 나를 보며...   
 2002년 2월 17일 일요일 새벽에...